추억을 공유한 소소한 일상의 노래
음악을 듣거나 TV의 장면을 보다 보면 그와 관련되어 일어났던 일들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있다.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적당한 순간에 자극을 받으면 의식으로 다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겹고 아련한 추억도 많지만 때로는 불편했던 감정들이 솟아올라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김순덕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그녀가 그와 같은 일들을 무수히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도마질 소리에서 그 옛날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를 떠올리고, 자전거를 보면서 오빠가 자전거를 가르쳐 주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녀는 불현듯 깨닫는다.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와 똑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해 강한 연민을 느끼고 여행을 함께 떠나기도 한다. 어머니에게 추억 찾기를 해 드리려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그녀가 따분하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붙잡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추억을 공유하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면서,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시를 읽으면서, 아들을 바라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면서, 김장을 하면서, 폭염을 견디면서, 오래전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그리하여 늘 같은 일상이지만 늘 같지만은 않은 하루하루를 만들어낸다. 한 장 한 장 이야기에는 소풍 같은 일상의 즐거움이 넘쳐난다.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가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차례
1부 점점 더 짙어지다
도마 소리 | 선물 같은 하루 | 뺀질이가 사라졌다 | 국수가 먹고 싶다 | 꿀보다 물 | 안녕하세요 부처님 | 내 마음의 자전거 | 어머니의 고향 | 이야기길 속의 이야기 | 점점 더 짙어지다
2부 사람이 그립다는 말
냉이 향이 코끝을 스칠 때 | 아비가 창피하냐 | 김장 김치 속에 담긴 정 |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 | 사람이 그립다는 말 | 다시 가보고 싶지 않은 나라 | 동요가 그립다 | 반갑다 친구야 | 발 담그기 | 빛바랜 봉투
3부 꿈은 이루어진다
반려동물 이제는 가족 | 사고는 순간이다 | 군화 세 켤레 | 새겨진 이름 | 새똥과 박 씨 | 꿈은 이루어진다 | 송년에 즈음하여 | 아들의 일기장 | 에티켓 | 선행의 불씨가 꺼지지 않기를
4부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처럼
이웃사촌 | 차이와 차별 | 포켓몬 고 | 일 원짜리 막걸리 | 호박의 변신은 무죄 | 어른이 사라진 사회 | 아픔은 이제 그만 | 외할머니 간장 맛은 최고 |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처럼 | 봄눈 | 권리금 없는 가게 | 귀 잘린 고양이
작가 소개
글 김순덕
전국 백일장과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장원 등 입상을 하였으며 문학저널을 통해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고운소리 낭송회’와 ‘문향회’ 회원으로 시낭송가와 벽화 해설사로 활동 중이고요. 라디오 방송에서 좋은 책 소개와 신문에 글도 연재 중입니다.
이메일 : rla2f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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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황정순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취미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습니다. 소소한 행복을 찾아 여행도 하면서 그동안 생각해 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행복한 삶의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이메일 : hspelove@hanmail.net